[언론보도][법률신문] 플라스틱 오염 막을 마지막 기회

2024-11-07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한국 압도적 세계 1위

독성물질 방출 등
플라스틱 오염 해결 위해
부산서 국제회의 열려

책임국으로서 한국은
각국 협력 이끌어야



 


지난 9월 제25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청년포럼 참여를 위해 제주로 향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플라스틱 순환경제’였고, 마지막 일정으로 바다 정화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의 설명을 들으며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제주 바다를 볼 수 있었다.


플라스틱은 한때 ‘신의 선물’로 불렸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음식 포장부터 생활용품,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플라스틱의 장점은 부메랑처럼 재앙이 되어 돌아왔다. 플라스틱은 원재료인 화석연료 추출부터 생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과정에서 독성화학물질과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UNEP는 2020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6%(18억t)가 플라스틱으로 인해 배출됐다고 밝혔다. 또한 플라스틱은 강한 내구성으로 수백 년 동안 썩거나 분해되지 않아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썩지 않고 바다위에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사망한 동물들, 우리도 모르게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야기하는 건강 문제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약 2억t에서 2019년 4억t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이에 비례하여 폐기량도 증가하여 2019년 한 해에만 3억600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였다. 그중 재활용된 것은 겨우 9%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매립 또는 소각되었다. 한국은 합성수지(플라스틱) 생산량 세계 4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16.2㎏으로 압도적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국가이다.


이러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협약(이하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채택하기로 결정하였다. 협약의 목표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켜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고,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과 회수를 확대하며, 플라스틱 오염에 취약한 지역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규제하게 된다. 그리고 이 플라스틱 국제협약 마련을 위한 마지막 회의인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이하 ‘INC-5’)가 11월 25일부터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된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채택은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마지막 회의를 앞둔 지금까지도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감축 목표 명시를 요구하는 국가들과 이에 반대하는 플라스틱 생산국·산유국의 대립이 팽팽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 정부는 INC-5 개최국이자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가로서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 때이다.

 

김보미 변호사(사단법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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